목적격 중출

  • 이것은 한국어의 목적격 중출이다.(2013년도에 경북의 40대 후반 국어교사는 이 문장이 매우 어색하며 비문으로 느껴진다고 증언했다.)
이도령은 춘향이를 손을 잡았다.
  • 이것은 영어의 4형식 문장이다.
She handed me a newspaper. 그녀는 나를 신문을 건네주었다.
She showed me him. 그녀는 나를 그를 보여주었다.
  • 영어의 4형식을 3형식으로 만들어 보자.
She showed him to me. 그녀는 그를 나에게 보여주었다.
she = 그녀는
him = 그를

이렇게 대응된다고 가정하면, 나 에게 = to me 에 대응되므로, '에게'는 구조격 조사가 아니라 '의미격 조사'가 되는 것이다. (이를 전치사 to, of 등에 대응하여 '후치사'라 부르기도 한다. 같은 논리로 ‘-로/으로’ 역시 그 앞의 체언이 ‘방향성 부사이다'라기보다는 ‘-로’에 그런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목적격 중출'은 형태론적으로 목적'격조사'가 중출되는 것일 뿐, 두 목적격 중 하나는 진짜 목적어가 아니라는 뜻이다. 영어의 me 가 대격+여격이듯이, 한국어의 '목적어'도 대격(-을)+여격(-에게)인데, 영어는 대격과 여격이 형태론적 차이가 없고(고대 영어는 있는 듯), 한국어는 대격과 여격이 형태론적 차이가 있다. '-을'을 '목적격 조사' 대신 '대격 조사'라고 부르면 '-에게'로 해석되는 '-을'이 대격의 형태이지만 '여격' 또는 '속격'의 의미임이 더 잘 드러날 것이다.

  • 목적격이 중출될 때 피동문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 이것은 보통의 능동- 피동 대응이다.
선생님이 나의 이름을 불렀다. - 나의 이름이 선생님에게 불리었다.
  • 목적격이 중출될 때 둘 중 하나만 피동문의 주어로 세울 수 있다.
선생님이 나를 이름을 불렀다. - 내가 선생님에게 이름을 불리었다. / 이름이 선생님에게 나를 불리었다.
이도령이 춘향이를 손을 잡았다. - 춘향이가 이도령에게 손을 잡히었다. / 손이 이도령에게 춘향이를 잡히었다.
  • 목적격 중출문의 피동문을 다시 한번 피동문으로 바꿀 수 있을까?
내가 선생님에게 이름을 불리었다. - 내가 선생님에게 이름이 불리어졌다.
춘향이가 이도령에게 손을 잡히었다. - 춘향이가 이도령에게 손이 잡히어졌다.
  • 위의 오른쪽 문장은 이중피동인가? 정문인가? 비문인가?
  • 이는 목적어 있는 피동문의 문제로 다루어진 적이 있다. 피동문은 흔히 자동사문으로 설명하는데, 아래의 피동문은 타동사문으로 보인다.
철수가 이발사에게 머리를 깎았다. - 철수가 이발사에게 머리를 깎였다.
  • 이것도 마찬가지로 '철수가 이발사에게 머리가 깎여졌다.'라고 한다면, 이것은 '학교 문법'에서 바른 표현인가 그른 표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