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찰음 ㅍ

ㅍ은 양순 파열음이다. 영어의 F 는 순치 마찰음이다. 일본어의 は는 양순 마찰음이다. 한국어의 ‘ㅎ’는 후두 마찰음이라서 ‘ㅂ, ㅍ’와는 전혀 무관한 소리이다.

그러나 일본어의 は(하)는 양순 마찰음이기 때문에 유성음화 하면 국어의 양순음 ‘ㅂ’과 비슷한 ば(바)가 된다. 마찬가지로 기가 첨가 되면 국어의 양순음 ‘ㅍ’와 비슷한 ぱ(파)가 된다.한국인이 ‘후지산’을 읽으면 일본인이 ‘후지산’을 발음하는 것과는 다르다.‘후’가 ‘부’로 바뀌고 ‘푸’로도 바뀌는 것이 ふぶぷ 국어의 자음체계표에서는 계열을 뛰어넘는 것이지만 일본 음운 체계에서는 같은 계열 내의 변화이다.1)

한국인도 ㅍ를 부드럽게 발음할 때는 두 입술 사이에서 파열하지 않고 마찰시키면 된다.

쿠와타 케이스케가 북한 노래 '임진강'을 번안하여 취입할 때, 마지막절은 한국어로 불렀다. '흘러', '흐름', '흐르'의 'ㅎ' 발음을 주의하며 들어 보자. (2분14초부터)

임진강 맑은 물은 러내리고
뭇 새들 자유로이 넘나들며 날건만
내 고향 남쪽 땅 가고파도 못 가니
임진강 름아, 원한 싣고 흐르느냐

이승철은 발라드 가수이다. 발라드 가수가 파열음이면서 거센소리인 'ㅍ'을 최대한 부드럽고 감미롭게 부르면 어떻게 들리는지 들어 보자. 3분40초로 직행. 마지막 줄의 이 슬'픈'에 집중.

소녀는 나를 알기에 더더욱 슬퍼지네
노래는 점점 흐르고 소녀는 울음 참지 못해
밖으로 나가버리고 노랜 끝이 났지만
이젠 부르지 않으리 이 슬 노래

1) 국어의 받침 'ㅎ'은 약간 'ㄷ'처럼 변하는 경향이 있어서 계열을 뛰어넘는 예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