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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국05-01] 문학은 심미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소통 활동임을 알고 문학 활동을 한다

대화1

보통 문학 작품이 심미적 가치를 지녔다고 보잖아요.. 이 때의 심미적 가치는 꼭 아름다운 것 뿐만 아니라, 슬프고 괴롭고, 추하거나 웃긴 것도 삶의 진실을 담고 있다면,, 미적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감동 때문일까요?,,, 삶의 진실을 마주했을 때 느끼는 감동이요… 그렇다면 미적 가치와 감동을 거의 동일하게 여겨도 문제가 없는 것인지(감동이 느껴지기 때문에 미적가치가 있는 것이다..)….. 뭔가 오류는 없을지…요.. 한 단원을 거의 며칠 째 끙끙거리고 있네요;;;;;

1

저도 첫 단원 성취기준이 심미적 가치와 관련된거여서 심미적이란걸 어떻게 정의해야 좋을까라고 고민해봤는데… 교육과정 내에는 딱히 이렇다할 정의가 나와있지는 않은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나름대로 생각을 좀 해봤는데 전 아름다움이라는게 결국 새로움에서 나오는게 아닐까 싶더라구요 모든 예술은 결국 새로워야 가치가 있는 것이듯이.. 일상의 반복된 사건처럼 보이는 것들도 사실은 모두 하나하나 새로운 것들이고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그 새로움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움, 미적 가치라는 것은 새로운 내용과 표현을 통해서 우리 삶을 새롭게 바라보고 느끼게 해주는 것을 말하는게 아닐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감동이 느껴지는게 아닐까요..

2

원래 문학에서 심미적 가치는, “아름다움”을 느끼는 게 아닙니다. 심“미”가 들어가는 걸 보고 교과서 집필자들이 '아름다움'을 중심으로 단원을 구성해서 그래요 심미적 가치는 아주 간단히 말하면 , “내용과 형식의 일치에서 오는 쾌감”을 말하죠. 그게 있다면 그 내용이 악하든 추하든 “심미”가 되는 거구요. 교사들이 문학을 내용적으로 많이 접근하고 구조나 형식을 분석하는 힘이 떨어지기 때문에 심미적 체험을 스스로도 잘 못느끼고, 아이들에게 느끼게 해줄 방법은 더 없지요. 잘 쓴 문학비평문을 읽으면서 가끔 소름이 끼친다면 그 순간이 심미적 체험을 하는 순간입니다.

예전에 7차에 육체미소동 이라는 작품이 교과서에 실려 있었는데 그런 작품을 읽으면서 심미적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내용은 전혀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요.)

http://jangi.net/RG/rg4_board/view.php?&bbs_code=free&bd_num=70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한용운의 나룻배와 행인은 명작이지만, 흠집하나없는 완전무결은 아닙니다. 나룻배가 있고, 행인이 있는데, 행인이 떠나고 나니, 행인이 있어야 비로소 나룻배가 있다는 새로운 깨달음(불교의 연기설)에 도달한다면, 작품의 마지막 연은 다음과 같이 고쳐쓰는 게 더 폭넓은 의미를 구현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연에 주목해서 아래의 시와 느낌을 비교해 보세요.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갑니다.

당신은 행인
나는 나룻배.

이렇게, 내용과 형식의 일치를 볼 줄 아는 눈을 심미안 이라 부르고, 그것을 작품 속에서 자꾸잒 자꾸자꾸 발견해 나가는 일을 심미적체험이라 부릅니다.

<사랑손님과 어머니>가 <1902년생 김지영>이 되지 않고 낭만적 인 작푼으로 남은 것도 옥희라는 서술자를 설정한 형식미에서 오는 거고요. 주인공시점이든 3인칭이든, 어머니 본인을 중심으로 서술했다면 강고한 사회체제에 개인이 패배하는 작품이 되고 분위기는 운수좋은날이나 나아가 최서해의 탈출기에 방불하게 됐을 겁니다^^ 근데 그정도의 주제의식을 가지지 않은 작품이라면 옥희를 화자로 내세워 이정도에서 타협하는게 작가의 최선이었던 거고요^^

마지막으로, 그 형식과 내용이 어긋난 작품이 많습니다. 교과서의 작품들도 그렇고요. 그게 작가의 의도가 아니라면 단순실수나 역량의 미숙이므로, 이것은 좋은 작품, 이것은 덜 좋은 작품, 이건 쓰레기, 이렇게 가릴 수 있는 힘이 심미안, 즉 아름다움을 가릴 줄 아는 눈이고, 그것이 바로 12년간의 문학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궁극적으로 도달해야할 목적지입니다.

어른이 되었을때 좋은 글과 나쁜글, 글만이 아니라 좋은 현상과 나쁜 현상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을 가릴 수 있는 어른, 고급독자가 되는 것이지요. 윤리적인 일반론에서 “좋은”을 아름다움 으로, “나쁜”을 추함 으로 바꾸면 미학적인 문예론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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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통사를 쓰신 조동일 박사의 분류에 의하면 미적범주는 숭고미, 우아미, 비장미, 골계미가 있다고 공부한 기억이 나네요~ 이 범주가 교육과정상에 실현되어 있다고 보는게 가장 직접적인 이유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개인적인 생각을 더하자면 심미적 가치의 범주는 작품이 담고 있는 의미의 측면만이 아니라, 그 표현방식까지 고려한 넓은 의미에서 보는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진짜 '예쁘다'라고 생각되는 르누아르의 미술작품도 아름다움을 나타낼 수 있지만, 변기 하나를 예술작품으로 칭했던 뒤샹의 창의적 발상도 미적 아름다움의 범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의미인 것 같습니다~

4

심미적 가치는 인식 주체인 자아가 대상인 세계에 대해 느끼는 미적 인식입니다. 이는 자아가 우러러보는 숭고미와 깔보는 골계미를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숭고미는 우아미와 비장미를 이름고 골계미는 해학미와 풍자미를 포함하지요. 문학에서는 미적 즐거움을 미학aesthetics적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표현의 방식에서도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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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1학기 1과의 제재가 유안진의 '상처가 더 꽃이다'이네요. 성취기준은 '문학은 심미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 소통 활동임을 알고…'이고요. 그래서 1과 1차시에는 방탄소년단의 'on' 을 함께 듣고 여기에서 시적화자가 느낀 상처, 시적화자의 심정… 이런 데서 출발해 보려 합니다. http://blog.daum.net/nojeong/15210409

선생님, 그래서 저는 모둠과제지의 1번이 '아름다움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예요^^ '심미적'이라는 말이 중3 아이들에게 너무나 추상적인 말이어서, 열여섯 살 남학생들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뭘까 얘기해 보게 할 생각입니다.

6

저는 작품의 미적기능(고2문학)에서 작가의 개성적 표현이 드러난 부분을 아름다움(?)을 발휘한 부분으로 설명합니다. 현대시로 치면 음악성 형상성 함축성이 드러난 부분이요. 소설이라면 시점이나 독특한 문체의 선택/인물 형상화의 방법 같은 것이 될 것 같습니다. 내용과 형식은 무자르듯 되지 않으므로… 위에 ‘내용과 형식의~ ‘ 같은 설명이 정확할 것 같네요.

7

저도 수업 구상하며 공부하다 보니 아이들에게 뭐라고 설명해줄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심미적 체험을 아래와 같이 풀어서 생각해봤어요.

문학 작품을 감상하며 다양한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을 ‘심미적 체험’이라고 합니다. 교과서에서는 ‘심미적 체험’이라는 말이 많이 나올 거예요. 이 말은 ‘문학 작품을 감상하며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라고 풀어서 이해하면 어렵지 않습니다. 첫 시간에 이렇게 '심미적 체험'이라는 것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면 아이들이 '아, 그냥 문학 작품을 읽으며 다양한 감동을 느끼는 거구나.'하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화2

'문학은 심미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소통 활동임을 알고 문학 활동을 한다.' 성취기준 수업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비상 교과서에는 <제망매가>가 나오는데, 아이들이 공감하기에 그닥 좋은 작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지필, 수행 부담은 없는데, 재미있게 수업 해볼 수 없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심미적 체험을 한 작품을 가르칩니다..ㅎㅎ 아이들 흥미와 수준도 고려하지만 무엇보다 제가 감탄하며 읽은 작품들을 가르쳐야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신나게 수업을 하더라고요ㅎㅎ 꼭 교과서에 나온 작품을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저는 지금 김소월님의 <진달래꽃>으로 수업중인데, '시적화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물어보니 아이들의 해석이 거의 반으로 갈리더라구요. (교과서에 나오는 교수님들 해석과도 비슷하게 나와서 신기했어요. ^^) 마무리에서 시간 남으면 god의 <거짓말>, 나훈아의 <무시로>, UV의 <쿨하지 못해서 미안해> 등을 가사만 띄우고 들려준 뒤에, 애들더러 자신이 생각하는 <진달래꽃> 해석에 가장 가까운 노래를 찾아보고 그 이유를 말해보라고 할 생각이에요.

수능특강에 고정희의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와 연계해 보는 건 어떨까요. 전 김수업 선생님의 <백석의 노래>에서 우연히 발견한 시 '적경'이 너무 좋아,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과 함께 공부했어요^^

학생들이 심미적 체험을 할 수 있는 작품으로 쉽게 도입하면 좋을 것같아요. 제 생각에는 드라마같은 데서 시가 활용되는 사례도 많고요. 제망매가는 아이들에겐 심미적 체험보다는 지적체험 중심일듯한 ^^;; https://youtu.be/lCmvuCKA6Os

국어교사모임에서 배웠던 시집 읽고 시편지 주고 받는 활동이 성취기준과 가장 맞아떨어졌던 것 같아요. 줄 때보다 받았을 때 학생들이 문학의 힘을 더 많이 받더라구요^^

위의 선생님들께서 말씀하신 대로 드라마 등에서 사용된 예나 학생들에게 친근한 노래 등을 활용한 수업을 하신 후 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