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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미적_체험 [2020/10/10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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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미적_체험 [2022/05/1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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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나룻배.   나는 나룻배.
  
-이렇게, 내용과 형식의 일치를 볼 줄 아는 눈을 심미안 이라 부르고, 그것을 작품 속에서 자꾸잒 자꾸자꾸 발견해 나가는 일을 심미적체험이라 부릅니다. ​+이렇게, 내용과 형식의 일치를 볼 줄 아는 눈을 심미안 이라 부르고, 그것을 작품 속에서 자꾸자꾸 ​자꾸자꾸 발견해 나가는 일을 심미적체험이라 부릅니다. ​
  
 <​사랑손님과 어머니>​가 <​1902년생 김지영>​이 되지 않고 낭만적 인 작푼으로 남은 것도 옥희라는 서술자를 설정한 형식미에서 오는 거고요. 주인공시점이든 3인칭이든,​ 어머니 본인을 중심으로 서술했다면 강고한 사회체제에 개인이 패배하는 작품이 되고 분위기는 <​사랑손님과 어머니>​가 <​1902년생 김지영>​이 되지 않고 낭만적 인 작푼으로 남은 것도 옥희라는 서술자를 설정한 형식미에서 오는 거고요. 주인공시점이든 3인칭이든,​ 어머니 본인을 중심으로 서술했다면 강고한 사회체제에 개인이 패배하는 작품이 되고 분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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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2===== =====대화2=====
-'​문학은 심미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소통 활동임을 알고 문학 활동을 한다.'​ 성취기준 수업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혹시 ​'​문학은 심미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소통 활동임을 알고 문학 활동을 한다.'​ 성취기준 수업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비상 교과서에는 <​제망매가>​가 나오는데,​ 아이들이 공감하기에 그닥 좋은 작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지필, 수행 부담은 없는데, 재미있게 수업 해볼 수 없을까요?​
-비상 교과서에는 <​제망매가>​가 나오는데,​ 아이들이 공감하기에 그닥 좋은 작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
-지필, 수행 부담은 없는데, 재미있게 수업 해볼 수 없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심미적 체험을 한 작품을 가르칩니다..ㅎㅎ 아이들 흥미와 수준도 고려하지만 무엇보다 제가 감탄하며 읽은 작품들을 가르쳐야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신나게 수업을 하더라고요ㅎㅎ 꼭 교과서에 나온 작품을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심미적 체험을 한 작품을 가르칩니다..ㅎㅎ 아이들 흥미와 수준도 고려하지만 무엇보다 제가 감탄하며 읽은 작품들을 가르쳐야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신나게 수업을 하더라고요ㅎㅎ 꼭 교과서에 나온 작품을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저는 지금 김소월님의 <​진달래꽃>​으로 수업중인데,​ '​시적화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물어보니 아이들의 해석이 거의 반으로 갈리더라구요. (교과서에 나오는 교수님들 해석과도 비슷하게 나와서 신기했어요. ^^) +저는 지금 김소월님의 <​진달래꽃>​으로 수업중인데,​ '​시적화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물어보니 아이들의 해석이 거의 반으로 갈리더라구요. (교과서에 나오는 교수님들 해석과도 비슷하게 나와서 신기했어요. ^^) 마무리에서 시간 남으면 god의 <​거짓말>,​ 나훈아의 <​무시로>,​ UV의 <​쿨하지 못해서 미안해>​ 등을 가사만 띄우고 들려준 뒤에, 애들더러 자신이 생각하는 <​진달래꽃>​ 해석에 가장 가까운 노래를 찾아보고 그 이유를 말해보라고 할 생각이에요.
-마무리에서 시간 남으면 god의 <​거짓말>,​ 나훈아의 <​무시로>,​ UV의 <​쿨하지 못해서 미안해>​ 등을 가사만 띄우고 들려준 뒤에, 애들더러 자신이 생각하는 <​진달래꽃>​ 해석에 가장 가까운 노래를 찾아보고 그 이유를 말해보라고 할 생각이에요.+
  
-수능특강에 고정희의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와 연계해 보는 건 어떨까요. ​전 김수업 선생님의 <​백석의 노래>​에서 우연히 발견한 시 '​적경'​이 너무 좋아,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과 함께 공부했어요^^+수능특강에 고정희의 '​모든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와 연계해 보는 건 어떨까요. 김수업 선생님의 <​백석의 노래>​에서 우연히 발견한 시 '​적경'​이 너무 좋아,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과 함께 공부했어요^^
  
 학생들이 심미적 체험을 할 수 있는 작품으로 쉽게 도입하면 좋을 것같아요. ​ 제 생각에는 드라마같은 데서 시가 활용되는 사례도 많고요. 제망매가는 아이들에겐 심미적 체험보다는 지적체험 중심일듯한 ^^;; https://​youtu.be/​lCmvuCKA6Os 학생들이 심미적 체험을 할 수 있는 작품으로 쉽게 도입하면 좋을 것같아요. ​ 제 생각에는 드라마같은 데서 시가 활용되는 사례도 많고요. 제망매가는 아이들에겐 심미적 체험보다는 지적체험 중심일듯한 ^^;; https://​youtu.be/​lCmvuCKA6Os
  
-국어교사모임에서 배웠던 시집 읽고 시편지 주고 받는 활동이 성취기준과 가장 맞아떨어졌던 것 같아요. 줄 때보다 받았을 때 학생들이 문학의 힘을 더 많이 받더라구요^^+국어교사모임에서 배웠던 시집 읽고 시편지 주고 받는 활동이 성취기준과 가장 맞아떨어졌던 것 같아요. 줄 때보다 받았을 때 학생들이 문학의 힘을 더 많이 받더라구요^^ 위의 선생님들께서 말씀하신 대로 드라마 등에서 사용된 예나 학생들에게 친근한 노래 등을 활용한 수업을 하신 후 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위의 ​선생님들서 말신 대로 ​라마 ​에서 사용된 예나 학생들에게 ​친근한 노래 등을 용한 수업을 하신 ​후 시는 ​걸 추드립니다^^+  * 우선 교사 본인이 심미적 체험을 한 작품을 가르친다는 김지향 ​선생님의 말씀이 가장 진리에 가까운 답입니다. 교사 본인도 문학작품을 통해 심미적 체험을 해 본적이 별로 없기 때문에 아이에게 그걸 교육적으로 전달하기는 더 어렵지요 심미적 체험이 뭔지도 정확하게 모르는 분들도 있고요. 심미적 체험은 내용과 형식의 조화에서 오는 쾌감을 ​합니다. 문학 작품의 형식이 그 내용과 딱 맞아 떨어질 때 그걸 설명는 문학평룐가의 이야기를 들을 때 가끔 소름돋는 경우가 있지요. 그게 소설이든 시든 음악이든 영화든 예술은 다 그렇습니다.  
 +  * 영화 기생충에서 송강호와 가족들이 비맞으며 집으로 돌아갈 때 끝없이 하향하는 계단을 찍은 것. 사랑손님과 어머니의 화자가 왜 미래 세를 대변하는 옥희여야 하는지. 말러의 교향곡이 오케스트라에 물량공세를 하여 양의 변화가 질적 변화를 일으켜 현대의 고전이 되었는지. 윤동주의 서시가 괴워했다, ​는 과거형으로 시작해서 걸어가야겠다,​ 라는 미래형을 거쳐 스치운다. 라는 현재형 어미로 ​무리되는 것이 시의 주제를 어떻게 형상화하는지,​ 이런 것들에 대한 설명을 읽거나 들으면 우리는 심미적 체험을 하게 됩니다.(물론 못 알아들으면 할 수 없는 거고, 그 설명자의 화려한 말빨이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  * 제망매가에서도 그러한 감동의 포인트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강의식 수업에서 누이의 죽음, 불교적 윤회, 10구체, 향찰표기를 넘어설 수 있으려면 교가 먼저 작품에 대해 깊이 음미하고 감동의 포인트를 찾아야합니다.감동의 포인트는 의미적으로만 해선 안 되고 형식과 내의 조화를 눈으로 보여줘야합니다. 
 +  * 는 간다는 말도 못 다 이르고 갑니까.. 이별의 인사를 할 기회도 주지 않는 운명의 잔혹함.. 세월호에서 건진 휴대폰에 남겨진, 미처 발신되지 못한 부모님께 보내는 마지막 인사.. 내가 만약 가족을 두고 떠난다면 어떤 말을 남길 건지, 남겨지는 가족은 어떤 말을 듣고 싶을지, 먼저 가서 미안해라고 보내고 싶지만 그걸 들을 가족은 어떤 심정일지,​ 월명사는 누이에게 ​무슨 말을 듣고 싶었을지.. 
 +  * 그러다 정신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계절은 가을이고 낙엽은 떨어지고,​ 죽음은 갑작스럽긴 하지만 어차피 막을 수는 없는 인간의 한계를 느끼며 수하게 되고, ​한 가지에 나고도 가는 곳 모르는 낙엽에 빗대는 문학적인 승화가 일어나지요. 조식의 칠보시에서는 같은 콩나무에서 난 콩과 콩대가 나중에는 콩을 삶을 때 콩대로 아궁이에 불을 때며 형인 조비를 돌려깔 때, "​형제끼리 왜 이래요"​하는 것보다 사람들의 마음에 더 와닿듯이. 이응인의 '박끼리'​ 에서 수박형제의 서로 위하는 대화를 가져와서 재망매가,​ 칠보시, 수박끼리의 형제 관계가 어떤지도 좀 비교해주고,​ 
 +  * 미티찰에 만나기 위해 도를 닦겠다,​는 심정은 누이는 당연히 천국 갔을 거라고 믿는 마음인데,​ 
 +  * 지금 이 교실에 앉아 있는 여러 학생들도 마치 한 가지에 난 나뭇잎같지요. 졸과 진급이라는 가바람이 불면 이에 저에 흩어져 가는 곳 모르게 될 거고, 돌아보면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때 친했던 친구들, 지금은 자의든 타의든 어디로 갔는지 모를 아쉬움으로 남을 텐데, 어른이 돼서 어딘가 좋은 곳에서 우연히라도 만나려면 지금 같은 미숙고 부끄러운 모습으로 뒷골목에서 허름하게 만나고 싶냐. 그렇지 않으려면 월명사가 도를 닦듯이 학생 여러분은 뭘하면서 지금 이 시간을 보내겠느냐?​ 하면서 자을 돌아볼 때. "아 그렇구나. 이렇게 살면 안 되겠구나"​하는 깨달음의 순간이 '​아으'​ 라는 낙구의 시작점, 슬픔에 빠져있다가 바닥을 차고 올라오는 인간력의 발현이다.. 
 +  * 뭐 이런 식으로 엮어가면 웬만한 애들은 다 좋아하면서 듣더라구요.. 중학생 인문계생 실업계생 등에 맞게 그리고 본교 학생들의 처지나 실제사례등에 맞춰 중간중간 각색을 ​야죠^^ 
 +  * ""​여러분도 누구나 '​아으'​하면서 인생의 한 단계를 도약한 경험이 있을것이다,​ 이 시는 ​바로 그러한 인류보편적인 깨달음을 보여주기 때문에 시대와 공간을 넘어 ​년 후의 사람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고 그게 여러분이 문학을 공부하거나 책을 읽는 이유이다. 이왕이면 여러분의 개인적 깨달음도 글로 한번 써서 남겨보면 어떻겠냐,​ 서기3020년의 인류가 여러분의 글을 찾아서 교과서에 실을 줄 어떻게 알겠냐..""​ 이런식으로 창작 수업으로 이어 가는 방법도 좋습니다.^^
  
-고하세요. ​http://​jangi.net/​RG/​rg4_board/​view.php?bbs_code=mini&​bd_num=992+요번에 제망매가하면서 어제 싸우고 화해 안한채로 학교갔던 형제자매가 갑자기 사고가 나서...이런 식의 상황극?​을 줘요. 그러니까 애들이 이해고 느끼는 바가 현저히 달라져요. 저는 그래서 문학의 경우엔 가능하면 그런 경험을 먼저 떠올리게 한 후에 진도를 나갑니다. 꼭  심미적 경험이 목표가 아니라도 늘 효과가 좋아요 
 + 
 +  * 저는 ‘제망매가’를 가르칠 때마다 무척 힘겹습니다. 수업을 시작할 때 먼저 그걸 아이들에게 얘기합니다. 솔직하게~. “나는 이 작품을 가르칠 때마다 아프다. 오늘 작품은 죽음에 대해 다루고 있다. 너희들은 아주 가까운 분의 죽음을 겪어 본 일이 있을까? 아직 그런 일이 없다면 정말 복을 받은 사람이다. 그런데 이건 분명하다. 앞으로 너희들이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그런 아픔을 겪게 된다는 것! 나도 그런 일이 있었고, 그 기억 때문에 이 작품을 볼 때마다 아프다. ​월호 이후로는 그 일이 떠올라서 더 아프다. 오늘 배울 작품은 여러분이 어쩌면 이미 겪었고, 아니더라도 앞으로 반드시 닥쳐오게 될 크나큰 슬픔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이 문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  * 작품을 읽고 간단히 설명한 다음, 풍선을 꺼냅니다. ‘슬픔’이라고 쓴 풍선을 두 개 준비하고,​ 먼저 하나에 바람을 넣으며 작품을 다시 읽습니다. 그러면서 화자가 겪었을 상황을 상상합니다. 이때는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 상황을 덧붙입니다. 상황이 늘어날수록 풍선은 점점 커지고, 풍선에 미리 써두었던 ‘슬픔’이라는 글자도 점점 커집니다. 8행까지 읽고~ “이 슬픔이 계속 커지면 어떻게 될까? 터지겠지?​” 그러면서 풍선을 터트립니다. 처음 풍선은 너무 크게 부풀리시면 안 됩니다. 소리가 너무 커서 아이들이 놀랍니다. 적당한 크기에서 터트리는 게 좋습니다. 
 +  * 그런 다음 두 번째 풍선을 준비합니다. 앞서 얘기했던 상황들을 다시 얘기하면서 풍선은 부풀립니다. 이번에는 상황을 더 추가하고,​ 풍선도 더 크게 부풀립니다. 이때는 풍선이 아주 커야 합니다. 아이들이 겁에 질릴 정도로~. 8행까지 읽고~ 
 +  * “이 슬픔이 계속 커지면 어떻게 되겠어? 터지겠지?​” 터트릴 것처럼 겁을 줍니다. 진짜 터트리지는 않습니다. 
 +  * “그렇게 터져버리면 살 수가 없잖아. 그래서 화자는 어떻게 하는 거야?” 그러면서 풍선을 막고 있던 손을 살짝 풀어서 바람이 “피시식~” 빠지게 하면서 9행을 읽습니다. 
 +  * “아아! 미타찰에서 만날 나~” “화자는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슬픔을, 견딜 수 없는 아픔을 견디고 있어.” 이때 풍선에서 바람이 피시식 빠지는 소리와 9행의 “아아!”가 겹치도록 합니다. 
 +  * 수업 마지막에서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  * “나도 오늘 수업이 무척 힘들었는데,​ 여러분 가운데도 나만큼이나 힘겨웠던 아이들이 있을 거야. 미안해. 그렇지만,​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그런 아픔을 겪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아픔이 문제가 아니라, 그 아픔을 어떻게 보살피느냐?​ 그게 문제야. 이 작품은 그걸 다루고 있단다.” 
 +  * 아이들이 살아가다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만났을 때, 어쩌면 이런 작품을 한 번 떠올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는 엄마 아빠가 되어 아이에게 풍선을 불어주다,​ 문득 그 수업이 떠오를 수도 있을 테고요. 수업을 통해 <​심미적 체험>​을 쌓아가는 일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저도 나이 들어가면서 제망매가가 절창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특히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여기저기 떨어지는 잎처럼 한 가지에 나고 가는 곳 모르겠구나'​ 부분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건 나이 탓일까요? 
 + 
 +저는 제망매가 수업을 하며 세월호 계기교육을 같이 한 적이 있는데, 먼저 세상을 떠난 내 또래의 학생들에게 제문을 쓰는 마음으로 한 마디씩 쓰라고 했더니 우는 아이들도 있더라고요. 저는 간다는 말도 못 다 이르고 간다는 부분이 많이 가슴아픕니다. 죽음을 예견하지 못할 만큼 젊고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떠올라서요.  
 + 
 +저는 작년 1학기에 <​문학>,​ 2학기에 <​언매>​를 가르쳤습니다. <​언매>​ 수업 가운데 하나로 <​문학>​에서 배운 작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도록 했습니다. 한 모둠에서 '​제망매가'​를 골랐는데,​ 인물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 가운데 사서 선생님께서는 몇 달 전에 돌아가신 친정 어머니를 떠올리며 정말 담담하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슬픔을 꾹꾹 누르며 말씀하시는 게 고스란히 느껴졌고,​ 그걸 보며 학생들도 많이 울었습니다. 사서 선생님께도 위안의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 
 +올해 코로나19로 아버지께 생활방역을 조심하시라고 말씀드리다 다투게 되고, 그런 뒤에 입원 중에 아버지께서 아버지 생각에 아버지에 대한 글을 다 쓰고 연필을 놓으니 새벽에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고 바로 퇴원해서 아버지 모셨는데 그 경험을 하고 나니 김소월의 '​초혼'​이나 월명사의 '​제망매가'​나 정지용의 '​유리창',​ 박목월의 '​하관'​ 같은 시들이 다시 가슴에 알알이 박혔습니다. ​ 또 아버지 묘비명을 준비하며 아이들과 삶과 죽음의 체험을 통한 삶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확장하는 수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묘비명 쓰기 
 +-죽음을 통한 삶에 대한 성찰 
 +-직접 다양한 인물의 묘비명과 그 인물의 삶을 고찰 
 +-내 삶을 압축하는 한 문장의 글쓰기 -《내면기행》,​ 심경호(58편의 묘비명 읽기) 
 +예시)ㆍ'​오느라 힘들었지. 앉아서 쉬다가. 사랑해.'​ 1992.08.16.-2072.04.05. 안수진[카타리나] 
 +  * ㆍ《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  * ㆍ조지 버나드쇼,​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  * ㆍ헤밍웨이,​ '​일어나지 못해 미안합니다.'​ 
 +  * ㆍ에밀리 디킨스. '​돌아오라는 부름을 받다.'​(called back) 
 +  * ㆍ스탕달,​ '​살았다. 썼다. 사랑했다.'​ 
 +  * ㆍ윈스턴 처칠,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 절대로!'​ 
 +  * ㆍ무라카미 하루키, '​소박한 밥상같은 치유자로 살다.'​ 
 +  * ㆍ신격호(롯데그룹),​ '​거기 가봤나?'​ 
 +  * ㆍ이병철(삼성그룹),​ '​자기보다 현명한 인재를 모으고자 노력했던 사나이 여기 잠들다.'​